인류에게 삶은 원래 우연적인 것이었다.
수렵ㆍ채집으로 먹고사는 삶은 우연을 기반으로 한다.
배고프면 돌도끼를 들고 나가서 사냥해서 먹고사는 삶은 우연에 맡겨져 있다.
1년 뒤에 어떻게 먹고살게 될지 알 수 없고 계획할 수도 없기에 걱정도 할 수가 없다. 미래는 전적으로 우연에 맡겨져 있기에 그에 대한 불안은 존재할 수가 없다.
다만 하루하루 현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약 1만 년 전 농업혁명이 일어난 이래로 인류에게 미래는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지금 씨를 뿌리고 경작을 하면 언제 얼마만큼 수확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먹고사는 것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자 미래를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났다.
혹시 홍수가 나거나 가뭄이 들어 계획대로 수확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생겨났다.
예측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인간의 삶을 점차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현대인의 가장 큰 마음의 병인 '불안'은 농경사회에 진입하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주환의 내면소통. 633)
불안을 떨쳐버리는 방법
- 우연을 받아들여라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미래를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 한다는 환상을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우연의 힘을 음미하고 그것을 마음의 문을 열어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이리저리 상상해서 미리 걱정하는 것은 일종의 병적인 마음 상태다. 일종의 강박적 사고다.
걱정한다고 해서 결코 해결될 일이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환영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실재하는 것은 항상 지금 여기서 펼쳐지는 우연으로서의 나의 삶이다.
물론 경험자아를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는 우리로서는 미래에 대한 계획도 해야 하고 과거를 돌이켜보기도 해야 하므로 삶의 모든 것을 우연에 맡기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우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마음 한구석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디터민드 > 미래 계획이나 과거에 대한 기억은 모두 스토리텔링에 불과하다.
그것은 삶 자체가 아니다.
삶은 항상 지금 여기서 펼쳐지는 우연적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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